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15. 09:54


  뭐 난데없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사실 이번학기, 억지스럽다면 억지스러운 이유로 집을 나왔습니다.
  그나마 의지할 친구와 함께 살수있다는게 다행이긴 했지만,
  나와 산지도 2달이 다된 지금, 확실히
  자취라는 생활이 그렇게 만만찮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네요.

  제가 가지고있던 습관 덕분에 어떻게든 버텨내고는 있는데
  이래저래 몸은 무겁고 현실은 생각을 따라와 주진 못하고,
  결국 학교 성적은 고스란히 제자리일듯한 느낌만 들고,,
  이제와서 새삼 '운명' 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오르게 만드네요,
  내일 또 하나의 시험이 있는데, 어제는
  컨디션이 나뻐서 푹 쉬어 버렸습니다.. 정작.
  오늘 하루종일 공부 할수 있다 라는 장담도 없는데 말이죠,,
  왠지,, 1학년때 자취생들이 술에 쩔어 산다는게 이해가 될법도 합니다.
  전 요즘 매일 술에 취해 살고 싶거든요,
 
  참. 하찮은 이유로 하루하루가 힘드네요..  ㅎㅎ
  1,2천원 때문에 마음먹고 하고싶은걸 못하고,
  단 1,2만원 때문에 별것 아닌 일로 친구와 말 싸움 해야 하고,
  전부 제가 못나서 그런거지요..
  1,2만원 따위,, 그냥 내가 내면 되는건데
  내가 감수하면 되는데,,
  상대방이 미안해 한다, 라는 사실을 두고서라도
  그냥 앞뒤안보고 그럴수 있는 사정이 된다면 그것 나름대로 좋을텐데,
  세상에 배푸는것 만큼 즐거운 것은 없으니깐요.
  그게 만약 가까운 사이라도, 이런식으로 하루 친구와 즐길수 있다는게
  그게 즐거운건데,,,

  전 학창시절에 "논다" 라는 개념을 찾지 못했습니다.
  중학교때는 아버지에게 영향받은 하찮은 정의감 때문에
  그런데도 그 정의감을 앞새우지 못하는 조그만 자신때문에
  남들이 나를 따돌리는것이 아닌 내가 남들을 따돌리는 상황을 자주 만들어댔습니다.
  물론 고등학교때도 소수 몇명을 제외하곤 친구 라는 개념 자체를 만들지 않았죠,
  덕분에, 그들은 젊음,, 학생다움 이라는것을 즐겼고,
  전 그냥 묶여 살았을 뿐이였죠,
  집에 돌아와서 잠시 할 수 있었던 "게임"이라는 존제
  그것만이 삶의 위로가 되었을뿐..
  아니 그것조차 삶의 위로가 되지 못했군요...
  그것에서도 승부욕...이라는 물건에 사로잡혀서 욕하고 흥분하고,
  동생에게 쓸데없는 짜증이나 내고 싸우고,,,

  더 웃긴건..
  모든 저의 생활이 그때부터 이미 무너져있었다는것이지요..
  하루 하루의 삶에서, 저를 위한 무언가는 없었습니다.
  공부에도 목적이 없었다는걸.. 지금에서야 깨닳았습니다.
  공부는 사실 누구나 재미 없습니다.
  그걸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흔하지 않겠지만,
  전 지금,, 대학생이 되어서야 그걸 깨닳았습니다.
  공부 라는것은, 부모님께 보이기 위함이였다는것,,

  고등학교때 조금씩 느끼고 있는 중이였습니다.
  "정말 내가 공부를 좋아하는것이였을까??"
  그렇게 잘하던 수학을, 고2 중반에 와서,
  엄청난 페이스로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미,적분에 들어오면서 응용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일변도 있었습니다만,
  그때부터 느끼기 시작한게,,
  "내가 무엇에 기분좋게 공부를 하고있었나? 난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그보다도 내 몸이 그것을 하는걸 견디지 못하지 않나,,,,"

  그런데도 이성은 판단합니다.
  "착한 아들이 되기 위해서, 좋은 아들이 되기 위해서 줗은 대학에 가야한다."
  참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 지요..
  삶의 목표에 자신이라는 단어는 없다니...........
  그러고 나온 결과는 잘 가봐야 동아대......
  "사립대학인데,, 내가 가면 부모님이 부담이 크시겠지.. 이래선 안되"
  그리곤 재수를 결정하고 지금의 부경대에 와 있습니다.
  1년 재수에 부산대를 왜 못간건가 하는 의문이 남아있긴 합니다만.
  "1년의 재수 비용을 넌 국립대에 오므로서 만회했다. 이제 거기서 최고가 되어라"
  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또 자신에게 핑계를 대고 그렇게 지내 왔습니다.
 
  "전 컴퓨터가 좋으니 그걸 전공으로 하겠어요"
  "직업의 미래가 밝지 않아,, 차라리 전자쪽으로,"
  "전 컴퓨터를 하고있는것이 좋은걸요.. 그냥 컴퓨터로 하겠어요."

  재수시절, 대학교 1학년 전공선택시기 까지,
  아버지와 제가 토론한 내용의 요지입니다.
  뭐 그렇다고 쳐도. 저때의 발언도,, 참 어이가 없을뿐이죠,
  제가 좋아하는건 단지 게임 뿐이였는데,
  모든걸 잊게 해주고,, 온라인상에서 강한 자신을 보여주는
  허구뿐인 게임이였는데,
  정작 제가 어떤것을 전공으로 하고 싶단 생각따위 없었는데,
  그냥 부모님 앞이니까,,부모님께 실망을 드려선 안되니까
  저렇게라도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면서,, 과연 이 선택이 옳았는가 하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사실 컴퓨터를 붙잡고 있는게 나쁘진 않습니다. 뭘해도 시간도 잘가고
  일상을 잊을수 있게 해 줍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일을 하고 먹고 살수 있을지,
  그것도 전 의문이 가고 자신이 없습니다.
  자신에 전공에 대해서 자신과 확신이 없어서야,, 할수있는게 없겠군요.. ㅎㅎ

  ....... 하핫..... 그러고 보니까.. 25년 평생
  제 진짜 의사는 어디에도 없었네요..
  그저 부모님께 보이기 위한 "거짓 자신"
  인생이란 재미있는 것이였군요..
  뭐 제 인생예기는 각설하고,, 현실로 돌아와서,

  술이 아니면, 맨정신으로 친구나 주변사람에게 신세한탄을 하지 못하겠는것
  그것이 꺼려지는 제 자신도 참 한심스럽고, (앗차 보고있겠구나.. ㄷㄷㄷ)
  얼마전까지 누구에게 그렇게 소리쳤으면서, 울먹였으면서,,
  결국 나 자신도 다를바가 없었네요,,
 
  어제는 우울해서 AIR를 또 봤습니다만,
  이번엔 그렇게 울지 못했습니다..
  필시, 전혀 정신이 맑은 상태도 아니였고, 집중이 되지도 않았었겠죠,
  그저 그렇게 "가족" 에 대해서 돌아보고 눈물 흘리고 나면,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되었던 자신이였는데
  이젠 그럴 힘도 없나봅니다.

  ps. 청명군이 어제 글을 썼더군요..
  뭐 전 더 이상 추가할 건 없고, 나니형에게 프레젠트

  어제 삼보를 들리면서
  서면 밀리오레 6층 오락실을 점검차 들렀습니다.
  예의 이투덴의 여부 확인을 위해